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라! 2024 노벨 화학상

몇 주 전 한강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되었습니다. 아시아계 여성작가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고, 한강 작가님의 작품 중에는 우리의 아픈 역사와 연관이 있기에 더더욱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기 하루 전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발표가 되었는데요. 올해의 노벨화학상은 좀 독특한 이력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시간엔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끝까지 읽어보세요. 

2024 노벨 화학상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총 3명입니다. 생화학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그리고 영국 구글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구글 딥마인드 수석 연구원인 존 M.점퍼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효소나 호르몬과 같은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거나 새롭게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노벨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독특한 이력은 구글 연구원들이 노벨 화학상을 받는 것에 있었습니다. 화학 전공자가 아닌 AI개발자가 아니, 인공지능이 이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된 것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단백질이란 무엇인가요?

단백질은 근육을 움직일때 근육을 이완하고 수축하는 데 사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생명체의 몸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효소들,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눈 안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단백질이 하는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 몸이 하는 모든 일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단백질이 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단백질은 20개 종류의 아미노산이 일자로 쭉 연결된 모양인데 이 줄이 꼬이면서 끌어당기면서 밀고 접히면서 복잡한 3차원 구조를 갖게 됩니다. 이 구조에 따라 단백질의 기능이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일부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이유,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이유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새로운 단백질을 예측하거나 만드는 기술은 백신개발의 시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표적 의약품 개발 또는 친환경 화학 산업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단백질 올림픽을 아시나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안다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로 화학자들은 예측 기법의 발전을 위해 1994년부터 CASP 대회를 열기 시작되었습니다. 이 단백질 올림픽의 목적은 바로 단백질의 구조를 수학적으로 밝혀내려는 대회입니다. CASP란 Critical Assessment of techniques for protein Structure Prediction의 약자입니다. 1994년 시작하여 매 2년마다 국제행사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노벨화학상을 받은 허사비스와 점퍼는 '알파폴드2'로 2020년 이 대회에 참가해서 90% 이상의 정확도로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해 냈습니다. 베이커도 역시 1998년 CASP대회에 '로제타'로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얻었고, 이를 계기로 로제타를 새로운 단백질의 구조를 설계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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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폴드2와 로제타는 코드가 전 세계에 공유되어 어떤 연구자든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알파폴드2는 2024년 10월까지 190개국에서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했습니다. 이전에는 단백질 구조를 알아내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굉장히 단축되었습니다.

2024년 노벨 과학상 분야는 AI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노벨과학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협업이 필요한 많은 과학자들에게는 더 큰 기회와 발전의 장이 주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24노벨화학상수상자(데이비드 베이커,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 - 출처 : 노벨위원회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