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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과학이야기

건조 기후에서 살아남는 동물들

by 생각해봅시다 202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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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사막'이라 부르는 건조 기후는 극한의 환경입니다.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매서운 추위가 번갈아 찾아오고, 물 한 방울 찾기 어려운 곳이죠. 그런데도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건조 기후를 견디며 진화해 온 놀라운 생명체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낙타(Camelus spp.)

수분 저장과 체온 조절의 대가

낙타는 등에 지방을 저장하는 혹을 통해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지방은 대사 과정에서 수분을 생성할 수 있으며(1g 지방 대사 시 1.07g 물 생성), 실제로 '혹'에 물을 저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낙타는 체온 조절 능력이 뛰어나며, 수분이 부족할 때 체온을 6~7도 상승시켜 발한(땀 배출)을 억제합니다. 또한 적혈구가 타원형으로, 탈수 상태에서도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유지됩니다.

🦊 페넥여우(Vulpes zerda)

열 발산 구조의 진화

페넥여우는 큰 이개(耳介,귓바, external ears)를 통해 체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합니다. 이 구조는 Allen's Rule(열대 지역 동물은 체표면적을 늘려 열 발산을 극대화한다는 법칙)에 부합합니다. 야행성 생활 방식을 통해 낮 동안의 고온을 피하고, 굴을 파고들어 가 열 차단 및 수분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 도마뱀류

열 회피 행동과 신체 구조

대표적으로 Fringe-toed Lizard (Uma spp.) 같은 사막 도마뱀들은 긴 발가락 가장자리에 섬모(fringe-like scales)를 가지고 있어, 뜨거운 모래 위에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입니다. 또한, "열 회피 행동"(thermal avoidance behavior)을 통해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지면에 닿지 않거나 굴속으로 들어갑니다.

🐀 뛰는쥐류(Dipodidae) 

수분 보존과 에너지 절약

사막뛰는쥐(대표적으로 Egyptian Jerboa, Jaculus jaculus)는 매우 효율적인 신장 기능을 가지고 있어, 배설물로 나오는 수분 손실을 극소화합니다. 이들은 야행성 활동으로 낮 동안의 탈수를 피하며, 긴 뒷다리를 이용해 포식자를 회피하고 장거리 이동을 합니다.

🐊사막 도롱뇽(Desert Salamanders)

일시적 수분 이용 전략

대부분의 도롱뇽은 습한 환경을 필요로 하지만, 일부 종(예: Plethodon 속 일부)은 건조 지역에서도 생존합니다. 사막 도롱뇽은 일반적으로 지하 깊숙한 곳에서 휴면 상태로 머물다가, 강우 직후 짧은 기간 동안 활동해 번식과 먹이 섭취를 합니다. 이를 "비간헐적 번식"(ephemeral breeding)이라고 합니다.

 

사막의 동물들

 

 

 

물 한 방울조차 귀한 건조한 사막과 초원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환경에 맞춰 몸의 구조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며,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낙타는 오랜 시간 물 없이도 버티며, 펜넥여우는 커다란 귀로 열을 식히고, 일부 도마뱀은 춤추듯 발을 옮기며 체온을 조절합니다. 사막뛰는쥐는 먹이에서 수분을 얻어 마치 물 없이 살아가는 마법사 같고, 사막 도롱뇽은 가뭄을 피해 땅속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립니다.

이러한 동물들을 보면 생명은 단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는 환경에서도, 자연은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 생명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이렇듯 자연은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가장 오래되고도 소중한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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