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사막'이라 부르는 건조 기후는 극한의 환경입니다.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매서운 추위가 번갈아 찾아오고, 물 한 방울 찾기 어려운 곳이죠. 그런데도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건조 기후를 견디며 진화해 온 놀라운 생명체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낙타(Camelus spp.)
수분 저장과 체온 조절의 대가
낙타는 등에 지방을 저장하는 혹을 통해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지방은 대사 과정에서 수분을 생성할 수 있으며(1g 지방 대사 시 1.07g 물 생성), 실제로 '혹'에 물을 저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낙타는 체온 조절 능력이 뛰어나며, 수분이 부족할 때 체온을 6~7도 상승시켜 발한(땀 배출)을 억제합니다. 또한 적혈구가 타원형으로, 탈수 상태에서도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유지됩니다.
🦊 페넥여우(Vulpes zerda)
열 발산 구조의 진화
페넥여우는 큰 이개(耳介,귓바, external ears)를 통해 체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합니다. 이 구조는 Allen's Rule(열대 지역 동물은 체표면적을 늘려 열 발산을 극대화한다는 법칙)에 부합합니다. 야행성 생활 방식을 통해 낮 동안의 고온을 피하고, 굴을 파고들어 가 열 차단 및 수분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 도마뱀류
열 회피 행동과 신체 구조
대표적으로 Fringe-toed Lizard (Uma spp.) 같은 사막 도마뱀들은 긴 발가락 가장자리에 섬모(fringe-like scales)를 가지고 있어, 뜨거운 모래 위에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입니다. 또한, "열 회피 행동"(thermal avoidance behavior)을 통해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지면에 닿지 않거나 굴속으로 들어갑니다.
🐀 뛰는쥐류(Dipodidae)
수분 보존과 에너지 절약
사막뛰는쥐(대표적으로 Egyptian Jerboa, Jaculus jaculus)는 매우 효율적인 신장 기능을 가지고 있어, 배설물로 나오는 수분 손실을 극소화합니다. 이들은 야행성 활동으로 낮 동안의 탈수를 피하며, 긴 뒷다리를 이용해 포식자를 회피하고 장거리 이동을 합니다.
🐊사막 도롱뇽(Desert Salamanders)
일시적 수분 이용 전략
대부분의 도롱뇽은 습한 환경을 필요로 하지만, 일부 종(예: Plethodon 속 일부)은 건조 지역에서도 생존합니다. 사막 도롱뇽은 일반적으로 지하 깊숙한 곳에서 휴면 상태로 머물다가, 강우 직후 짧은 기간 동안 활동해 번식과 먹이 섭취를 합니다. 이를 "비간헐적 번식"(ephemeral breeding)이라고 합니다.
물 한 방울조차 귀한 건조한 사막과 초원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환경에 맞춰 몸의 구조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며,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낙타는 오랜 시간 물 없이도 버티며, 펜넥여우는 커다란 귀로 열을 식히고, 일부 도마뱀은 춤추듯 발을 옮기며 체온을 조절합니다. 사막뛰는쥐는 먹이에서 수분을 얻어 마치 물 없이 살아가는 마법사 같고, 사막 도롱뇽은 가뭄을 피해 땅속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립니다.
이러한 동물들을 보면 생명은 단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너무 가혹하게 느껴지는 환경에서도, 자연은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 생명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이렇듯 자연은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가장 오래되고도 소중한 친구랍니다.
'여러가지 과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음이 물보다 가벼운 이유 (0) | 2025.04.18 |
---|---|
💧물의 상태 변화에 따른 용어 정리 (0) | 2025.04.10 |
사분의 자리 유성우 | 2025년 1월 | 유성우란? | 사분의 자리 (0) | 2024.12.29 |
유성우란? 쌍둥이자리 유성우 보는 법 (0) | 2024.12.13 |
소화를 돕는 기관-간, 쓸개, 이자 (0) | 2024.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