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11월 26일)부터 눈이 내려 오늘 아침엔 아주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밤새 안전 안전문자가 깜빡이고, 아침에 나가보니 정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첫눈이 아주 확실하게 온 겨울이네요. 첫눈에 다들 설레어본 경험이 많으시죠? 오늘은 첫눈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는 약속을 안 해본 연인이 있을까요? 첫눈이라는 것은 첫사랑, 처음의 설렘, 약속 등등 무언가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는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보통 우리가 첫눈이 오는 날은 첫사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나야 하는 날로 자주 등장합니다. 오죽하면 여름에 들인 손톱의 봉숭아 물이 첫눈 올 때까지 남아있으면 첫사랑과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을까요.(그래서 아주 늦게 늦게 봉숭아물을 들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름다운 이야기.
현실은 삽질이죠. ㅎㅎㅎ
눈오는날 특히 오늘같이 무거운 눈을 쓸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아침 눈을 쓸어보니, 무게가 넘사벽입니다. 엊그제 김장을 했는데, 배추를 직접 키워 나르고 절이는 과정만큼 무겁고 힘들었다고 하면 믿으실까요?
그래서 사회에서 젊은 남녀가 첫눈을 보고 사랑을 논할 때, 눈을 쓸어야 하는 군인이나,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눈은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건 조선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첫눈 오는 날은 곧 우리의 지금의 만우절처럼 여겨져서 여러 장난스러운 일들을 벌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첫눈 오는 날에는 왕에게까지도 거짓말을 해도 귀엽게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일화를 이전에 유퀴즈에서 다루기도 했었지요.
첫눈을 포장해서 모르게 선물하고 상대가 포장을 풀면 한턱을 내야하는 것입니다. 서로 장난스럽게 이걸 알고 몰래 기다리기도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선물을 전달한 이를 다시 잡기도 하며 유쾌한 일들이 첫눈과 함께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 기록은 세종실록 10월 27일 기록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왕들도 형제, 가족과 장난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아침에 두 자매를 데려다주며 과하게 눈을 뭉쳐 서로 던지는 모습을 보고 그만하고 학교가라고 잔소리를 했는데요, 살짝 후회가 되네요. 첫눈이 내린 등굣길에 자매 간의 눈싸움은 엄마의 잔소리 빼고 좋은 기억으로 남길 기대해 봅니다.
하루종일 눈 예보가 있는데요, 모두들 오가는길 조심하시고,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