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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의 의식의 흐름

죽은 친구의 꿈 - 그 해석과 기억.

by 생각해봅시다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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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죽은 친구가 꿈에 나왔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때 까지 검색했다.

죽은 친구가 나오는 꿈, 죽은 친구의 꿈, 죽은 사람이 나오는 꿈 해몽 등등...

결국엔 길몽과 흉몽은 내가 꿈속에서 느끼는 기분에 의한 것이 대부분 이었고, 내가 좋아하던 친구의 표정이 좋지 않거나, 분위기가 좋지 않거나, 그런 분위기는 흉몽이고, 일정 신체 부분을 만지면 그 부분의 건강을 신경쓰라던지, 뭔가를 받으면 좋지만, 음식을 대접받는건 흉몽이다,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 

 

항상 꿈의 해몽은 그럴 수도 있지만, 이럴 수도 있다는 시선의 차이이기도 하다. 허나 중요한건, 꿈을 꾼 자의 기분인 것 같다. 어떤 나쁜 상황에서도 기분이 좋았다던가, 어떤 좋은 상황에서도 기분이 나빴다던가 하는 기분 말이다.

어제 내가 꿨던 꿈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호스피스 병동에서 본 친구의 얼굴이 기억이 난다. 간암 말기로 너무 힘들어했었고, 마지막 마르고 마르고 마른 얼굴. 하지만 꿈속에서는 통통하게 살이 올라 너무 기뻐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꾸어간 돈 미안해서 어쩌냐고 했고, 난 그런거 생각말고 건강만 하라고 했다. 어쨌든 꿈속에서 그 친구의 좋아진 얼굴을 보고 엄청 기쁜 감정으로 잠에서 깼다. 길몽인가? 내 기분은 아주 길몽인데...

 

나에게 꿈이란 아주 흔한 나의 일상이다. 그것도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나는 꿈이란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되새김질 하면서 그 꿈의 내용이 변질 되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 장면의 기억은 아주 정확하다.

내 주변 인물중, 내가 가까이 있었던 사람의 죽음은 많지 않다. 할머니, 할아버지 말고는 대부분 조금 멀리 있는, 기억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딱 두명, 우리 셋째 이모와, 이 친구가 나에겐 가장 가까운 죽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 꿈에 자주 나오는 것 같다. 

 

20대때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그 친구와 30살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서로 구제해 주기로 약속도 했던 아주 친한 친구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혹은 그 친구가 마음이 있었던 걸까? 라고 의심할만하지만, 전혀 그런 부분 없이, 30살 이전에 꼭 시집 장가를 가겠다는 굳은 의지였던 것 같다. 30살이 되던해 나는 5월에 결혼했고, 그 친구는 10월에 결혼했다. 

나의 첫 연애가 실패한날 그 친구의 마티즈를 타고 펑펑 울던 기억, 서로의 집근처에서 크고 작은 서로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던 많은 기억, 돈없는 자취생이었던 그 친구에게 많이도 사주었던 사과나무 커피숍의 기억(나한테는 그렇게 많이 얻어먹고 다른 사람들에겐 많이 베풀고 다녔다는 아주 웃픈 기억) 등...

 

20대에 미망인이 된 그친구의 아내는 좋은 사람을 만나 너무 잘 살고 있고, 그 친구가 떠날 때 3살이었던 그친구의 아들은 벌써 올해 고등학생이다. 다들 자기의 역할을 잘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어쩌면, 기억해줄 이가 많지 않아 한번씩 왔다 가는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생에서의 삶은 끝났지만, 너와 관련된 모든이들 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걱정말고, 편히 쉬길 바란다. 가끔 그렇게 편안하고 환한 얼굴로 나타나서 한번씩 인사하자. 

밤하늘의 별이 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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