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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의 의식의 흐름

침잠하다의 뜻과 예문 그리고 나의 침잠

by 생각해봅시다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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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반기에는 독서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던 것이 내내 마음이 걸렸는지 2025년 계획 중 가장 먼저 실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책 읽기이다. 사다 놓은 책들. 이전에 빌려보고 또 읽고 싶었던 책들까지도 다시 읽으려고 목록을 작성해 놓았다. 올해 나의 첫 번째 책은, 지대넓얕 제로. 한참 전에 사놓고 반도 채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 있다가 빛을 보았다. 내가 읽고 덮어놓았던 부분부터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채사장 작가의 책은 가독성이 좋다. 내가 읽으며 생각하며 궁금해하면 바로 뒤에 이어져 그 부분을 설명해 준다. 한참을 읽다 보니 침잠하다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문맥상 깊이 몰입한다 정도의 말이겠다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역시 사전을 찾아 뜻을 챙겨본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잠길 , 잠길 을 사용해서 아주 깊이 잠기다 라는 뜻.

잠길 침 자는 가라앉다는 뜻도 가지고 있고, 잠길 잠 자는 몰래 혹은 도망가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한자의 뜻 그대로 물속에 깊이 가라앉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표면적인 뜻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서 내면의 세계에 깊이 몰입한다는 속 뜻도 가지고 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지식들과 이야기들이 참 많이 있다. 거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은 정말 너무 따뜻하고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너무 깊은 오지랖과 같은 관심으로 불편할 때도 있지 않는가, 가끔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침잠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일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일단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조금 어색하다. 어떻게 보면 가장 친하고 가장 많이 생각해야 할 대상은 나의 내면 속의 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조금은 데면데면한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봐도 외향적으로 보인다는 나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외향적인 줄만 알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정보들을 듣고, 보는 것 그것이 나에게 맞는 일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서 내가 느꼈던 많은 외부적 자극이 굉장히 나를 힘들게 했었다는 것을 느꼈다. 소위 말해서 기가 빨리고 있었던 셈이다. 친한 친구와 함께 있으면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그 정적이 편안하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내면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편안한 기분이 느껴진다. 그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자주 시도하다 보면 나의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을 갖는 것은 내면의 쉼이 될 수 있다. 마치 공복의 몸에서 회복을 할 수 있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처럼, 나의 정신도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며 외부의 자극을 차단하면서 회복될 수 있을 것 같다. 종교인이라면 종교의 도움을 받아도 될 것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나에게 집중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저런 방법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으면 누군가는 보겠는가 싶겠지마는, 가끔 내가 원하는 글이 나올 때 까지 검색하다 누군가의 한 줄의 끄적임에 큰 위로를 받은 기억이 있어 나도 한번 끄적여본다. 단순히 조용히 앉아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보다 한 단계 나아 서서 더 깊이 들어가서 나를 한번 꼭 바라보길 바란다. 침잠하라!

 

 

깊은 물속, 드러나지 않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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